정강자 작품전
Jung, kang ja
Jung, kang ja
2012.4.4 _ 4.9
인사아트센터 1층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tel. 02-736-1020
tel. 02-736-1020
국내 최초 행위예술가 정강자 화백
인터뷰 : 왕인자 발행인
성동구에 자리잡은 정화백의 작업실을 찾은 날은 봄햇살에 머리에 두른 빨강색 터번이 더욱 열정적으로 강열했다. 커피한잔의 여유와 줄곧 지난시절의 작품할동을 말씀하시는데 어쩜 저렇게 에너지가 넘치실까 의구심이 갈 정도로 활력이 넘쳤다.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려야 앞서갈 수 있다는 일념하나로 작업하셨다는 정화백을 만났다.
정화백은 1967년 홍익대를 졸업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류작가이다. 이 시기에 대학을 다니던 정화백은 캠퍼스에서의 교육보다 일찍이 현대미술에 눈떠 전위작가로 활동하던 선배들, 정찬승(작고), 강국진(작고) 등과 함께 퍼포먼스를 했다. 그당시를 회고하며
“ 당시만해도 장르의 구분이 엄격했고 선배들은 기껏해야 캔버스에 인상파나 추상 표현주의 화풍만 답습하고 있었지요. 선배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성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이 무슨 예술인가요. 동시대가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작품에는 예술성이 없습니다. 시대를 적어도 100년, 아니면 50년은 앞서가야지요.” 하신다.
정화백이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가 대학을 막 졸업하던 1967년 청년작가연립전부터이다. 그는 이 행사에 <신전> 동인으로 참가했다. 이 당시 정강자는 강국진, 정찬승 등의 선배작가들과 공동으로 참가한 '해프닝' 작품을 선보이는데, 68년 <투명 풍선과 누드>, <한강변의 타살>, 69년 <한국 문화인의 장례> 등은 그 당시 보수적인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만큼 쇼킹했던 '해프닝'이다. 한때 그는 '아방가르드(avant-garde·전위)'의 대명사였다. 1968년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상의를 벗은 그에게 관객이 풍선을 불어 몸에 붙이고 관객이 터뜨리게 하는데 풍선이 다 터지면 전신이 드러나는 누드 퍼포먼스를 벌이자 좌중은 손뼉 치는 것도 잊은 채 말을 잃었다고한다. 토플레스와 목도리만 걸치고 퍼퍼먼스를 했기 때문에 그 당시로선 쇼킹했다고한다. 여성해방을 갈망하던 그 당시 시대적 반영을 실천한 대 사건이었다.
“공연을 보려왔다가 돌아간 사람만 당시에 300여명이었으니까. 물론 긍정적이지는 않았어요. 미쳤다며 아주 심한 욕도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한국 문화인의 장례>는 사이비 예술가를 장사지낸다며 관을 들고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는 퍼포먼스 도중 정씨는 경찰에 체포돼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정씨와 동료들을 감시했고, "몸 성하고 싶으면 그만하라"는 언질도 받았다.
정씨는 "우리는 체제를 전복하려는 게 아니라 답습을 일삼는 창작 문화에 반발한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대분위기상 당돌했던거 같다고 했다.
말씀도중 한시도 흐트러짐없이 눈빛을 빛내며 회상하시는 모습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느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청년작가의 열정과 꿈, 에너지로 열기가 더해갔다.
1970년 국립공보관에서 가졌던 첫 개인전 <그림 없는 그림 전>은 관람객을 '오브제'로 제시하는 파격적인 해프닝으로 연막을 피우고 관람객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웅성거리며 작가는 어디있느냐? 작품은 어디있느냐? 고 질문이 빗발칠 때 “바로 여러분이 저의 작품입니다”고 말하고 나니 금새 싸이렌이 울리고 차가 오는가하면 정보기관으로부터 반사회적 작품이라며 강제 철수 당한다.
“하여간 그해 경향신문에서 '발광상' 1위로 뽑혔어요. 어쨌거나 후회는 없습니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정화백은 세계여행도 1978년 동남아 여행을 시작으로 서남아시아, 남태평양, 멕시코 중남미, 아프리카등 40여개국 오지의 여행을 하면서 정강자 만의 기법과 원색을 사용한 색채로 이국풍경을 담아내고 춤을 주제로 한 회화작업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생명감을 대신하는 춤이야말로 역동적인 생명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정화백은 원은 정지된상태가 아니고 순환의 원천으로도 생각한다. 모든 대상이 원과 반원이 서로 부상하여 한복의 선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야누스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의 것을 표출할 수 있는게 뭔가를 고민하던중 한복의 선과 승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소재라는걸 알게되고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한복을 입은 여인을 모티프로 자주 사용하며 춤사위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그런 동적인 음률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미래지향적인 성향이 여실히 보여진다.
그는 어떤대상을 표현하기보다는 그려지는 대상이 지닌 내면의 생동감을 표현한다고한다.
그의 작가노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엇을 그려야 할 것인가? 에 대한 나의 40여 년에 걸친 번뇌와 방황, 점점 길을 잃고 빠져들기만 하는 미궁에서 내게 희망의 길을 제시해준 것은 세잔, 몬드리안, 그리고 마르셀뒤샹이었다. 지금 나는 나만의 새로운 해법을 발견하엿다. 우주 모든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단위가 원자이다. 원자가 쪼개지면서 원자폭탄이 터지듯 원이 지닌 무궁무진한 원시의 에너지를 나는 화폭에 담는다. 이곳에서 꽃도, 사람도, 풍경도 모든 소재는 나만의 언어이자 방법인 ‘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원을 쪼개어 보니 우리의 전통인 곡선이 있다. 나는 그 신천지의 한 가운데에 있다. 여기서 나만의 해법인 원으로 탄생시킨 창조물들을 세상에 계속 선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만의 분명한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다.” 이는 근작으로 오면서 원에서 반원의 형태로 환원되어진다. 어머니 같은 대지의 색감에 춤사위의 선의조화들은 한국여인상 그자체인 것이다.
매일 어김없이 9시면 작업실에서 붓을 들고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불태우며 미지의 세계를 노래하고, 무언가 꿈틀거리는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어떤책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SF소설을 좋아한다고 눈빛을 반짝이는 모습에서 다시한번 그의 에너지가 전해옴을 느꼈다.
이 시점에 그토록 충전한 원시의 에너지가 다시한번 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정화백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의 예술세계를 그려보니 아쉬움이 많다.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못한 작가임이 틀림이 없다.
본지에서는 그를 재평가하는 작업을 계획중이다.
정강자
1942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남
1967 홍익대학교 서양학과 졸업
1985 홍익대학교 미술교육학과 졸업
1967 ‘신전’ 동인으로서 한국 청년작가 연립전 참가
1968 국립공보관에서 열린 환경미술전 초대, 정찬승 강국진과 함께 해프닝 “투명풍선과 누드”
1969 정찬승, 강국진, 손일광, 김구림과 함께 해프닝 “한국문화인의 장례식”
1970 국립공보관에서 1회 개인전 “그림 없는 그림전”
1979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 바틱 작품들로 2회 개인전
1986 프레스센터 서울갤러리에서 개인전
1989~1990 일간스포츠에 “그림이 있는 기행문” (아프리카편, 서남아시아편)연재
2003 종로를 행진하며 3.1절 기념 퍼포먼스 “레퀴엠1919”
2006 서호 갤러리 24번째 개인전 “외로운 여정”
2007 코엑스 KIAF(세종갤러리 초대)
2008 독일 함부르크 초대전
2010 하나아트갤러리 초대전
2011 SOAF 레어갤러리 초대전
중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아라리오 갤러리, 모란미술관 외
Jung, kang ja
1942 Born in Daegu, Gyeongsangbukdo, Korea
1967 Graduated from Hong-ik University(Major : Western fine art)
1967 Participated in the Exhibition of Korean Young Artists as a member of 'Shinjeon'
1968 Invited to the Open Art Exhibition for Environment at National Publicity Hall
Performed happening
1969 Performed happening
1970 The first private exhibition 'The exhibition without a painting' at National Publicity Hall
1979 Invited to Jakarta National Modern Museum, Indonesia
1986 The fifth private exhibition at Seoul Gallery, Press Center
1989~1990 Published serial articles 'Travel sketches with pictures - Africa and West Asia in The Daily Sports
2003 Performance to celebrate 'The First of March' at Jongno
2006 Private exhibition 'The lonely journey' at Seoho Gallery
2007 KIAF (Sejong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 at COEX
2008 Hamburg invitation exhibition, Germany
2010 Hana Art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
Collection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Seoul Museum of Art, Seoul Arts Center, Arario Gallery, Moran Gallery
왕인자 wangin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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