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창원조각비엔날레 _ 꿈꾸는 섬
2012. 10. 26(금) _ 2012. 11. 25(일)
Tel. 055 _ 222 _ 2016
www.changwonbiennale.com
201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창원, 마산, 진해가 한 도시로 통합되어 동남권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것을 계기로 마련된 조각비엔날레이다. 도시 통합도 경사스런 일이지만 국내 최초로 조각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것도 흥미롭다. 창원은 조각과는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한데 문신과 김종영,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여러 명의 뛰어난 조각가들을 배출한 곳으로 이번 비엔날레는 이런 예술의 고장에서 개최되어 한층 그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예술행사가 미술관에서 개최되는데 비해 이번 비엔날레는 마산 앞바다에 위치한 아담한 해상공원 돝섬에서 개최된다. 각종 해양식물이 서식하고, 사철 싱그런 옥색 파도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해상유원지이다. 이곳은 육지에서 1.5km 떨어진 섬으로 여객선을 타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창원시민들의 쉼터로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201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이곳이 섬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꿈꾸는 섬’이란 주제로 열린다. 참여작가는 본전시 초대작가 15명과 특별전 초대작가 5명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출품작품은 총감독 서성록교수(안동대)와 이대형 수석큐레이터(H-Zone대표)가 추천한 작가를 조직위원의 심의를 거쳐 선정한 다음, 현장을 방문한 뒤 구상한 최종계획안을 적합성 여부를 따져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하였다.
전시가 종료되고 나면 해체되고 마는 일회적인 작품과 달리 이번 비엔날레의 출품작들은 모두 개최지에 영구설치하게 될 예정이다. 오랜 기간 설치될 것에 대비해 나무 등 일회적인 재료들은 배제하고 돌이나 철, 스테인레스 스틸, 브론즈, 시멘트와 같은 경성재료를 사용한 작품들이 근간을 이룬 것도 이 때문이다. 개최지가 섬인 까닭에 무거운 작품재료를 일일이 바지선으로 나르고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며 간만의 차 때문에 육지에서 배로 작품을 싣는데 많은 고충이 따르기도 했다. 특히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비좁은 공간을 이용하여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내용면에서는 돝섬이 아름다운 해양식물들의 서식지임을 감안하여 각종 식물들을 모티브로 한 친근한 작품들과, 관객이 만지고 들으며 쉬어갈 수 있는 참여형 작품이 주축을 이룬다. 또 일부 작가들의 경우, 지하 전시장처럼 꾸미거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스페이스를 만들고 소리를 작품소재로 삼거나 놀이기구를 만드는 등 공간의 다양한 해석을 꾀하였다. 출품작들은 기존의 장식적이고, 기념비적인 조각품과 차별화된 참신한 작품들로 관객들을 맞아줄 것이다.
2012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전시 구성은 국내 작가들이 참여한 ‘본전시’와 해외 작가들 중심의 ‘특별전’, 그리고 모든 참여 작가들의 작품취지와 밑그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드로잉전’으로 각각 나뉘어 열리게 된다.
우선 본전시는 ‘꿈꾸는 섬’이란 테마에 맞추어 장소특정적이고 관객 참여적인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참여 작가로는 김병호, 김상균, 김영섭, 김주현, 김태수, 김황록, 노준, 서정국, 신치현, 안규철, 안병철, 정명교, 정현, 최태훈, 황영애 등 15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먼저 자연적 형태속에서 근원적인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는 작가로는 안병철과 황영애,김주현과 김태수가 있고, 자연 자체 또는 자연이 주는 풍성함에 주목하는 작가로는 서정국, 정명교, 김황록, 김영섭 등이, 관객의 참여를 중시하는 작가로는 정현, 안규철, 김병호, 노준 등이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시간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더듬어가는 작가로는 김상균, 최태훈, 신치현 등이 있다.
특별전에서는 해외 작가 제임스 홉킨스(James Hopkins, 영국), 제임스 앵거스(James Angus, 호주), 미셸 드 브로인(Michel de Broin, 캐나다), 카즈야 모리타(Kazuya Morita, 일본),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 미국)이 초청되었다. 그중에서도 데이비드 브룩스는 지하에 웅덩이를 파고 실제의 트렉터를 옮겨와 산업화의 현실을 미래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영국의 신예 조각가 제임스 홉킨스는 국제도시 창원을 상징하는 지구본을 제작한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유명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던 미쉘 드 브로인은 계단이 나있는 원통형 구조물을 관객들이 드나들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할 수 있는 놀이형 작품을, 제임스 앵거스는 두 개의 부메랑을 대립시킨 것같은 대단히 역동적인 구도의 작품을, 그리고 일본의 건축가인 카즈야 모리타는 벽돌을 쌓아 만든 돔형의 쉼터를 조성하여 돝섬을 찾는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마련하였다.
특별히 이번 2012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는 전시 기간 내에 도슨트 운영, 시민이 만들어가는 예술작품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작가에 좀 더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돝섬에 위치한 홍보실을 방문하여 이번 작품의 초안이랄 수 있는 드로잉 작품과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기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현대미술하면 의례 어렵고 난해하다는 통념을 깨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비엔날레가 되도록 계획하였다. 친밀한 작품들이 그렇거니와 각 작품명패에 QR코드를 넣어 작품이해를 도모하고, 시각만이 아니라 만지며 느끼고 듣고 앉는 등 공감각적인 작품들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예술작품과의 소통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최측에선, 돝섬을 찾는 방문객들이 동시대 조각을 숲이 우거진 자연속에서 마음껏 감상하고 음미하며, 그러면서 재충천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때마침 인근지역에서 가고파 국화축제가 개최됨으로써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돝섬은 옛날 가락왕의 총애를 받던 미희가 나들이를 나왔으나 환궁치 않고 피해 있다가 금빛 도야지로 변하여 정착하였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풍부한 서사가 깃들어 있는 ‘꿈꾸는 섬’에 오면 누구나 쉼과 여유를 취하며 꿈 많았던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꿈꾸는 섬’이란 주제에는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자유를 꿈꾸며 희망찬 내일을 기약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이번 비엔날레를 시발점으로 아름다운 해상공원 돝섬이 더욱 널리 알려질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문화명소이자 새로운 예술의 요람으로 재탄생되길 희망한다.
외국 전문가들의 반응 _ 토마스 아놀드, 리차드 바인, 이오나 위테커, 헨리 휴즈
“20명의 빼어난 다국적 조각가들이 합류하여 시민들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설치조각작품을 돝섬이란 자연속에 남겼다. 돝섬의 풍광에 뛰어든 작가들은 현장을 변형시키고,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시민들로 하여금 작품을 통해 환경과 도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꿈꾸는 섬’에서 엿볼 수 있듯이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창원시의 환경을 지켜온 역사와 새로움을 창조해나갈 비전과 희망을 보여준다. ”(Thomas Arnold)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관객들에게 예술이라는 것이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검은 돌기둥처럼 미스터리한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생각과 감정, 땀과 노력, 기술과 지치지 않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Richard Vine)
“이들 작품들은 어떤 경계를 만들지 않는다. 하루, 이틀,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환경을 이들 작품들은 그대로 흡수할 것이다. 그들은 변화된 시간과 환경의 축적인 동시에 다가올 미래에 대한 연속성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여, 이들 작품들은 지속가능성과 관객,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런 지속가능한 가치야 말로 현대미술에서 말하는 ‘혁신’이다.”(Iona Whittaker)
“비엔날레는 축제 성격을 띠고 있어야 한다. 이는 비엔날레와 같은 성격을 가진 공공 행사에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 중 하나다. 비엔날레는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증진시키고, 대중이 예술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관람객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훌륭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음악을 작품에 도입한 김병호의 설치작업과 관람자의 참여로 완성되는 작품 등 시각적 세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뒤집어 놓음으로써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나와 같은 영국인인 제임스 홉킨스의 작품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들이 관람자들의 ‘놀이와 참여’를 유도하는 즐거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Henry Meyric Hug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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