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14, 2012

지니유 JINNY YU


지니유 展
-감각화한 사건들-
글 홍순환  갤러리 쿤스트독 디렉터

지니유는 끊임없이 전통적 회화가 가지는 관점의 수구성을 비판하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는  회화적 대상의 폭을 확장시키기 위해 자신과 연관된 모든 삶의 편린들을 사건의 영역 안에서 계열화하기 위한 노력과 연관된다. 주지하듯 사건은 꽃이 피고 지듯이 지속적이지 않고 결정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 세계를 변화시킨다. 지니유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들은 이 사건의 속성과 닮아 있다. 또한 지니유는 실존과 그 증명 사이의 간극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녀의 회화가 사건처럼 일견 비논리적 패턴을 보이는 것은 그녀의 시선이 이렇게 사이나 가장자리에서 자신의 회화를 검토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예술적으로 원용이 가능한 새로운 지평을 찾아내는 일은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비실증적이었던 공간과 상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존재의 스펙트럼을 벗어나 있는 것 등이 새로운 지평에 해당한다. 지니유는 스스로를 떠돌며 관찰하는 자로 여긴다. 이 경우 관찰의 시점이 진보적일수록 회화적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모험적인 지질학자처럼 탐사하고 개척하는 일을 작업의 일부로 간주하는 이유이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각화한 회화적 사건들은 유동적이고 일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니유의 삶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단위들이다. 감각(sensation)은 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진 어떤 현상과 물질이 그 순간 하나의 사건으로 체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성적인 지평 위에서 재 맥락화해 구조적인 체계를 갖추는 지각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감각의 과정은 물질적인 회로를 빌지만 그 자체가 물질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단지 도상, 지표, 상징 등의 기호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발현한다. 또한 사건은 비록 일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의미하고 소모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재편성에 기여하며 나름의 체계를 구축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시적인 것과 그 이면에 깃든 비물질적인 세계를 통합해 세계를 사유한다. 즉 세계는 체계의 그물망 안에서 상호 개연성을 견지하며 존재하는 것이다.
지니유가 조형적으로 회화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알루미늄 판 위에 질료를 결합시키는 것이다. 알루미늄은 산소(Oxygen)와 규소(Silicon) 다음으로 지구상에 많은 원소이며 일종의 금속이다. 알루미늄은 산화가 쉽게 일어난다. 그래서 그 표면이 단단한 산화물 막으로 덮여진 후에는 더 이상의 부식이 일어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알루미늄의 산화물 막 위에 도포된 일반적인 질료들은 그 막 속으로 침투할 수 없다. 이런 성질은 공기와 반응해 부식이 쉽게 일어나는 철 등의 다른 금속체들과 비교된다. 그래서 알루미늄은 건축의 외장재로 많이 활용된다. 또 네이버 캐스트에서 알루미늄은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빛의 반사율이 은보다 낮지만 자외선이나 적외선 영역에서는 반사율이 어떤 금속보다 높아서 광학기기에는 알루미늄으로 코팅한 반사거울들이 많이 사용된다고 나와 있다. 지니유의 회화는 구체적으로 적시된 재료인 이 알루미늄과 밀접한 상호성을 가지고 있다. 다소 장황하게 열거한 알루미늄의 특징 중 하나는 표면의 장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 막 바깥의 어떤 요소들을 배척하는 에너지를 배태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빛의 반사율이 높아 그 자체로 이미 얼른거리는 외부의 이미지들 혹은 환영들이 서식한다. 따라서 알루미늄은 회화적으로 매우 불편한 재료적 대상이다. 자기 현시성이 강한 알루미늄 판 위에서의 회화적 질료들은 안착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상태가 된다. 캔버스나 종이, 목재와 같은 긍정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재료들을 버리고 알루미늄을 택한 지니유의 관점을 고찰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니유의 회화는 제스처의 현현顯現으로, 때로는 발화하는 격정처럼 나타나고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성찰의 범주는 세계의 입구과 닿아있다. 세계의 단자인 개인이 세계를 인식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방식은 개별적인 입장을 도식화시키지 않고 스스로 세계의 일부가 되어 떠도는 것이다. 그렇게 욕망과 집념이 제거된 상태로 그녀의 회화는 그냥 거기 있지만 역설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지니유의 회화에 대한 언급 중 노마드에 관한 일부의 견해는 주목할 만한 것이다. 이런 견해가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정체성에 관한 이해에서 비롯되는 것과 그녀가 취하고 있는 작업의 방식에서 기인하는 층위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앞서 거론했듯 알루미늄 판 위의 질료들은 알루미늄 판과 굳건하게 결부된 상태가 아니다. 또한 알루미늄이 가지는 고유한 표면성 때문에 이미 임의의 일루전이 반영되고 있다. 이런 상태는 시각적으로 불안한 긴장감을 조장한다. 이 부분은 그녀의 실천적인 삶과 동시적으로 연관되며 예술의 원주형 순환 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그녀가 일관되게 사용하는 질료는 검은 유성물감이며 그 회화적 프로세스는 무엇인가를 재현한다거나 은유적인 상태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검은 질료들의 물질적인 의지가 명확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있어서 그리고 알루미늄 판과 검은 질료들의 상호 관계성이 개념적으로 읽히고 있다는 점에서 모더니즘적인 비관계성 회화(non-relational)와 차별된다. 즉 지니유의 회화는 과정이 단위별로 종결되어 고착화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며 세계를 탐구하는 도중에 나타난 흔적의 연속체이다. 즉 일련의 감각화한 사건들인 셈이다. 이 경우에서의 사건은 형이상학적인 존재의 증빙 중 가장 유력한 요소이며 세계의 구성과 필연적인 인과를 가진다.
현대미술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결과를 태동시킨 과정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왜냐하면 동시대 미술은 가시적인 세계의 문제에서 비가시적이고 근원적인 곳으로 그 주된 역할과 관심을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다원성에 기반한 전통적 중심의 해체가 불러들인 정황이며 미술이 표면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도구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입지를 강력하게 모색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미술이 관습적인 영역 밖으로 벗어나 기존의 관점을 전복시킬 때 일종의 소통 장애가 생기는데 이런 공황을 미학적인 형식으로 포섭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인식론적 프레임을 열고 존재론적인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지는 이런 시도는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나아가 세계의 시각적인 질서사이에 틈입해 모호한 위계를 설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Guenter Foerg 같은 작가의 경우가 그것이다. 그의 회화는 그것을 빌어 다른 세계를 추론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존재를 역설한다. 따라서 그의 회화 속에는 미메시스의 강박도 보이지 않으며 현실에 기반한 어떤 환영도 발견하기 어렵지만 열린 구조로써의 차원이 존재하고 있다. 여전히 혁신적인 이 관점은 지니유의 회화가 위치하는 곳이기도 하다.

Exhibition title / 전시제목:
Non-Painting Painting

Artist Statement
In her work, Jinny Yu attempts simultaneously to scrutinize conventions of painting and to explore new possibilities within the medium. Oscillating between the fields of the abstract painting and the object, her work seeks out aspects of painting beyond the pictorial space: she strives to depict that which is beyond the image and deliberately reveals the gestural aspect of painting as praxis. She frequently paints with oil on aluminum, whose semi-reflective surface comprises a pictorial space. This choice of materials is integral to her artistic practice and conceptual musings; the pictorial space of the aluminum is a material fact, a pre-existing condition of the as yet unpainted surface, and by painting on such a surface, one that is already pictorial, Yu's work begins where painting often ends.
작가 노트
자신의 작품에서 지니 유는 회화의 관습을 면밀히 조사하는 동시에 그 매체에 내재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려고 한다. 추상회화와 오브제의 영역을 오가는 작가의 작품은 회화적 공간을 넘어서는 회화의 측면을 추구한다. 즉 작가는 이미지 이상의 것을 묘사하고자 노력하며 실행으로서의 회화가 갖는 제스처라는 측면을 신중히 드러내려는 것이다. 작가는 종종 알루미늄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리는데, 알루미늄의 반 반사 표면이 회화적 공간을 이룬다. 이러한 재료의 선택은 작가의 예술적 실행이나 개념적 숙고에 필수적인 요소다. 알루미늄의 회화적 공간은 물질적인 사실, 다시 말해 아직 그려지지 않은 표면이 이미 존재하는 상태이며 이렇게 선재하는 회화적인 표면 위에 그림으로써 지니 유의 작품은 회화가 종종 끝나곤 하는 지점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다. 
JINNY YU
2002  MFA Visual Arts, York University, Toronto
1998  BFA Painting and Drawing, Concordia University, Montreal
Selected Solo and Two-persons (*) Exhibitions
2012 Non-Painting Painting, General Hardware Contemporary, Toronto
2011 solo presentation at Pulse New York Contemporary Art Fair, New York
2011 Walk Like an Egyptian, ISCP New York, Brooklyn *
2008 Story of a Global Nomad, Galerie Art Mur, Montreal
2003 modules II, Galerie Art Mur, Montreal
1999 Oeuvres recentes, Galerie Art Mur, Montreal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1 32 Below, St. Cecilia Gallery, Brooklyn, New York
2011 Rising to the Occasion: The Long 18th Century, McMaster Museum of Art, Hamilton
2009 Breathing Out, Taehwa River Eco Art Festival, Ulsan City
2007 Venice: City of Dreams?, Conduit Street Gallery, Sotheby’s, London
2006 Tende a infinito,  Bevilacqua La Masa Foundation, Venice
2004 Neo Vessel, Kyoto Municipal Museum of Art, Kyoto
Selected Artist Residencies and Awards
2012  Nanji Art Studio, Seoul Museum of Art, Seoul
 2012  Laura Ciruls Painting Award, Ontario Arts Foundation
2010-11 International Studio & Curatorial Program (ISCP), Brooklyn, New York
 2011  Finalist, Pulse Prize, Pulse New York Contemporary Art Fair, New York
2005  Bei Gao Artist Residency, Red Gate Gallery, Beijing
2004  Stiftung Starke, Gemeinnutzige Kunststiftung, Berlin



JINNY YU
         
2002  MFA Visual Arts, York University 토론토
1998  BFA Painting and Drawing, Concordia University 몬트리얼
주요 개인전 / 2인전 (*)
2012 Non-Painting Painting, General Hardware Contemporary 토론토, 캐나다
2011 solo presentation, Pulse New York Contemporary Art Fair 뉴욕
2011 Walk Like an Egyptian, ISCP New York 브루클린 *
2008 Story of a Global Nomad, Galerie Art Mur 몬트리얼
2003 modules II, Galerie Art Mur 몬트리얼
1999 Oeuvres recentes, Galerie Art Mur 몬트리얼

 주요 단체전
2011 “32 Below” St. Cecilia Gallery 브루클린
2011 “Rising to the Occasion: The Long 18th Century” McMaster Museum of Art 해밀턴
2009 “Breathing Out”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울산
2007 “Venice: City of Dreams?” Conduit Street Gallery, Sotheby’s 런던
2006 “Tende a infinito” Bevilacqua La Masa Foundation 베네치아
2004 “Neo Vessel” Kyoto Municipal Museum of Art 교토
주요 레지던시 / 수상
2012  난지 미술 창작 스튜디오, 서울
 2012  Laura Ciruls Painting Award, Ontario Arts Foundation 캐나다
2010-11 International Studio & Curatorial Program (ISCP) 뉴욕
 2011  Finalist, Pulse Prize, Pulse New York Contemporary Art Fair 뉴욕
2005  Bei Gao Artist Residency, Red Gate Gallery 베이징
2004  Stiftung Starke, Gemeinnutzige Kunststiftung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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