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20, 2012

한진만 교수님 인터뷰


한진만 교수님 인터뷰
인터뷰어/ 김가현(독립전시기획자/성균관대 겸임교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장 한진만 화백이 정년을 맞이하며 그간의 화업을 정리하는 전시를 갖는다. 한진만 화백은 진경산수화의 맥을 이어오며 현대 한국화의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마이산, 청량산 금강산에 이어, 고산병으로 생사를 넘으며 등반했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의 수많은 산행과 사생을 통해 산의 영험한 기운과 생명력을 화폭에 담아왔다.
10월 가을날. 필자는 33년간의 교직을 정리하는 동시에 온전한 전업작가로서의 또 다른 시작을 하는 작가의 마음을 짧게 인터뷰를 했다.

- 유독 산수풍경만 고집을 하십니다. 퇴임 후에도 산수미학이라는 주제는 계속 될 예정이신가요?
물론 그게 주가 되고 그 이후에도 꽃이나 인물을 그린 것도 있지만 최종 정리를 하고 싶은 것은 산수이다. 인물은 종종 그리지만 공개를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 한번은 전리를 열 계획이다. 산을 그리다 지치면 다른 것도 종종 그리고 싶다. 생물도감도 그리고 싶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생활일기 쓰듯이 그림으로 작업하고 싶다. 그리고 수묵뿐만 아니라 옻이나 황토재료도 간헐적으로 써 볼 생각이다. 우리나라 붉은 황토색은 아주 기가 막히다.
하지만 산수라는 주제는 영원히 갈 것 같다. 삼라만상이 산수와 통한다고 생각한다. 40년을 그리지만 아직도 산수에 대한 미련이 많다. 특히 많은 산을 등반을 하고 나서 산은 모든 세상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국내외 많은 산행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위험했던 순간도 있으셨나요?
아찔한 기억은 81년도 국내는 월출산행이었다. 3월의 산행이었는데 눈이 많이 왔다. 눈은 길을 사라지게하고 방향감각도 사라지게 한다. 그 공포심이 대단했다.
외국산행은 에베레스트산에 가서 고산증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 고지대의 산은 등반도중 샤워를 해서는 안되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엄청난 오한과 호흡곤란에 시달렸다. 마늘죽으로 버티며 산행을 마친 기억이 있다.

-그 산행들 중 어느 곳이 제일 잊혀지지 않습니까?
일단 산은 주로 혼자 간다. 잡스러운 생각이 없어지고 진솔한 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잊혀지지 않은 곳은 금강산 이다. 여기가 나의 주체할 수 없는 산행의 시발점이 된다. 금강산의 뱃길이 처음 열렸을 때 찾아갔다. 금강산을 돌아보니 갑자기 에베레스트 산을 가고 싶더라. 그때부터 외국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몸이 따라 주지 않아 물리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오르고 내릴 때 안개 속에서 솟아나고 사라지는 산의 변화는 잊혀지지 않는다. 고산증을 견뎌내면 내려오는 에베레스트산에서 한계령을 읊조리는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세르파 앞에서 민망해서 혼났다.
나에게 산행은 아이 낳는 일이랑 비슷한 것 같다. 산모들이 그 고통스러운 산통에 다시는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다짐하지 않는가? 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그 고통은 다 잊는다. 나에게 산이란 그런 곳이다.

- (위 질문에 연결해서) 그럼 그 곳도 화폭에 남기셨나요?
당연히 아주 많이 남긴다. 월출산부터 에베레스트산까지 스케치여행을 거의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산(天山) 시리즈를 마무리 하고 있다. 과거 영산(靈山)에서 천산으로 작업의 개념이 확장되었다. 영산이 산의 영험함을 담은 작업이라면 천산시리즈는 산이 곧 신(神) 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한다.

-퇴임기념 전시를 곧 하시는데 전시의 방향은 ?
11월15일에 선화랑에서 일단 전시가 있고 내년 2월10일경 홍익대학교 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예정에 있다. 내년 전시는 아마 학부 때부터 그린 구작들부터 작업의 일대기를 한번에 볼 전시가 될 것 같다.
선화랑은 신작위주로 <천산>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천산>안에는 에베레스트에서 우리나라의 산까지 모두 하나가 된다. 지구도 어떻게 보면 돌덩어리 하나이지 않은가? 한국 산수화라고 한국산만 그리라는 법은 없다. 자연아래 모든 것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청평지역의 산세, 금강산, 북한산, 모두 천산 안에 넣었다. 지구산수인셈이다.

- 이제 소위 전업작가가 되십니다.. 앞으로 작업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산에 살면서 농사도 짓고 농사도 배우고 살 것이다. 난 진실한 것은 자연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 들어가서 스며들고 싶다. 그 후 정리가 좀 되면 영산, 천산 작업을 다 끝낸 후 현천(玄天:검은 하늘)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고 싶다. 여러 작업을 마음가는데로 하다 정리가 되면 당연히 전시도 가질 계획이다.

-퇴임 후 작업 이외에 다른 일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여행이시라던가. 그림 외에 다른 것을 배우신다던가…
일단은 쉬고 싶다. 그리고 조석으로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먹거리는 조금씩 다 키워 볼 예정이
다. 발효식품도 만들어 보고 싶고, 틈날 때 마다 자연초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밤에는 그림을
그리고 운동도 많이 해야지. 검도도 꾸준히 하고 몸이 건강해야 작품도 건강하고 오래할 수 있으
니까. 마음가는대로 다 하고 싶다. 도자기도 하고 싶고

-많은 젊은 동양화 전공 학생들과 작가들이 수묵이라는 재료를 버리고 다양한 재료와 표현법을 찾고 있다.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선택은 자신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따른다면 그것은 불행하다. 나는 반대다. 그것은 상품이지 작품은 아니지 않은가? 표현과 재료면에서는 난 의외로 자유롭다 자신만의 개성, 내면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잘 요리해 우리의 정신 ,한국성을 작품에 담아낸다면 무엇을 쓰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교육자로서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가르치면서도 학생들에게 많이 배웠다. 40년 넘게 학교에 있으면서 학생들의 많은 변화를 보았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시대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 현 사회의 환경을 무시하지 말고. 자연에서 호흡하고 내공과 안목의 힘을 키워야 한다. 다양한 사람과 환경과 상황에 늘 귀 기울여라 그것이 다 재료다. 동양의 정신을 먼저 알고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나를 알아야 남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가? 나도 스승이신 하태진 교수님과 안휘준 교수님을 통해 정신적 성숙을 키웠고 작품에 대한 훈련과 감흥을 많이 받았다 항상 감사 드린다. 인생에서 소중한 분들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작가로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있는 후배작가이며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한마디만 부탁 드립니다.
첫 번째 여행을 가라. 자연을 체득하기에는 여행만 한 것이 없다.
두 번째 진수(眞髓)를 찾아라 배고플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다. 그런 것을 견뎌내지 못하면 진수를 찾을 수가 없다 하나를 파다 보면 나머지도 찾을 수 있다 그 어려운 것을 찾아낸 사람이 다른 것을 못 볼까.?
놓지 마라. 끝까지 가봐라. 하다 보면 어려운 상황이 많겠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물론 힘들다 하지만 예술
가가 그런 것을 겪지 않고 그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더 힘들다.





한진만 화백의 작품은 선(禪)을 위한 선(線)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는 화면의 넓은 공간을 채우면서 비운다. 붓 끝에 머금은 검은 먹이 하얀 종이 위를 반복하여 지나며 형상을 마련하는 동안 여백이 형성되는데, 바로 채움과 비움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선(禪)불교에서 말하는 비움/공허이자 곧 완성/완결이다.

그의 붓놀림은 거칠어 보이지만 정선된 격동의 선(線) 형태로 이루어 나간다. 붓 끝의 섬세한 놀림과 자신만의 점필에 가까운 묵필법으로 농담을 통해 원근을 형상화 해가는 창작의 길은 즉흥적이고 힘이 넘친다. 하지만 절제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격동의 선(線)이 마련하는 정적에 있다. 절제와 단순화가 마련하는 한진만의 산과 물은 끝없는 정적 속에 있다. 이 정적은 경건과 숭고함을 수반한다. 그래서 아름답다. 그의 수묵 산수화만의 분위기가 여기서 마련된다.

선(線)을 통한 선(禪)의 세계를 이루어내듯, 그의 섬세한 붓놀림으로 피어나는 생명력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존재와 본질에 대한 얘기들로 그윽하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웅장함과 숭고함, 때로 처연하고 고요한 기운이 확연한 그의 작품은 오묘하다. 그에게 이제 '산(山)'은 '신(神)'이다. 영묘한 ‘천산(天山)’을 노래하는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11월 15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734-0458)








韓陳滿

1948年生
弘益大學校 美術大學 및 同大學院 卒業

個人展
2012 선화랑 (서울)
2011 그림손 (서울)
2009 갤러리상 (서울)
Museum of Contemporary Craft (미국)
2008 Lee. C. Gallery (서울)
2006 中央美術學院?美術館 (北京)
롯데畵廊 (안양)
2005 갤러리 상 (서울)
2001 갤러리 상 (서울)
1998 갤러리 상 (서울)
1993 東山房 (서울)
評林畵廊 (天安)
1992 文藝振興院 美術會館 (서울)
1991 評林畵廊 (天安)
1989 서울갤러리 (서울)
1985 新世界美術館 (서울)
1980 選畵廊 (서울)

作品所場處
國立現代美術館 (韓國)
Leeum美術館 (韓國)
대유文化財團 (韓國)
弘益大學校 博物館 (韓國)
知足美術館 (日本)
專門建設會館 (韓國)
캠브리지 文化財團 (韓國)
서울大學校 博物館 (韓國)
Pacific Northwest College of Art (美國)
서울 성모병원 (韓國)
연 美術館 (韓國)




現在 : 弘益大學校 美術大學 / 東洋畵科 敎授
Tel : (02) 320-1977
住所 : (우110-011) 서울 종로구 구기동 117-17
Tel : 02-379-0307
E-mail : daetak1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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