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20, 2012

오래된 詩(-verse)

▲Jae-Eun Choi (b.1953) The Myriad of things 2012 Old paper and charcoal pencil 46.7 x 43.7 cm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Jae-Eun Choi (b.1953) Finitude 2012 Video installation with sound, (ea.) 8 hours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Jae-Eun Choi (b.1953) Verse_Puglia, Italy, 2012 2012 C-print (ea.) 43 x 33.3 cm, total 50 works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오래된 詩(-verse)
최재은
2012. 10. 25(목) _ 2012. 11. 22(목)
Tel. 02 _ 735 _ 8449
www.kukjegallery.com

국제갤러리는 일본과 독일을 거점으로 활발히 활동중인 작가 최재은의 개인전 <오래된 詩>를 개최한다. 국내에서는 1993년 국제갤러리와 2007년 로댕갤러리 이후 5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최재은은 오래 전부터 조각, 설치, 건축뿐 아니라 사진, 영상, 사운드와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장엄한 스케일과 섬세하고 치밀한 조형성을 구현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는 황혼으로부터 새벽까지의 밤 하늘을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운드 작업, 일출을 연속 촬영한 사진, 오래된 종이 위에 짧은 시구(詩句)들을 기록한 드로잉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업 전반에 걸쳐 시간의 무한한 흐름과 유한성 속에서 그것을 지각하는 인간의 시선, 그리고 삶의 순환(循環)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다루어 왔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하늘’을 주제로 정중동(靜中動)의 이미지 속에 흐르는 영원성을 가시화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던 최재은은 당시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을 주도하던 동경의 소게츠회관(草月會館)에서 일본 전통 화예(華藝)인 이케바나(生花)를 연구하게 되면서 화기(花器)와 식물의 관계 맺음에서 창조되는 공간과 시간성의 표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당시 소게츠회관과 와타리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있던 서구 전위예술, 그 중에서도 요셉 보이스, 백남준 등을 주축으로 한 플럭서스, 그리고 미니멀 아트 작가들과의 조우는 최재은에게 이케바나의 조형성을 전혀 새롭게 재해석하면서 현대미술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작가로 하여금 동시대 현대미술의 실험성 안에서 사물들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순환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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