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14, 2012

<新화원열전1>


갤러리세인

<新화원열전1>
박문주 이현열 2인전
2012. 08. 09(목) _ 2012. 08. 25(토)
tel. 02 _ 3474 _ 7290
www.gallerysein.com .
갤러리세인은 역량있는 한국화 작가 작품을 시리즈 기획 초대한다.
박문주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20년 만에 올해 첫 개인전을 동양화로 발표한 바 있다. 고궁이라는 특정한 소재를 세밀하게 담아내며 재현에 충실한 면과 작가만의 조형성 변형과 재료의 차별화로 실경산수외의 감상을 유도한다.
이현열작가의 붓터치는 거침이 없다. 산수풍경은 섬세하고 잔잔한 표현을 한다면, 붓 끝으로 드로잉하는 일상의 소재는 현대인의 아이콘과 감정전달을 사물과 인물을 통해 유쾌하게 전달한다.    
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을 일컬어 화원이라 불렀다면, 현대에서는 상징적으로 남아있는 궁에서 화원을 찾을 수 없다. 작가의 작업실이거나 레지던시 공간에서든 동양화의 맥을 잇거나 변형된 화법으로 다채롭게 표현하는 열정적인 한국화 작가들이 신화원에서 활동하는 신화인이다. 
박문주, 이현열 2인의 작품은 고궁에서부터 일상으로 산책하듯 폭 넓게 감상할 수 있다. 산과 물, 고궁과 뜰, 인물, 꽃과 새 등이 어우러진 자연의 경치와 일상의 풍경이 참신하고 평온하게 다가올 것이다. 



박문주 작가노트 
                                                                   
색연필, 크레파스, 수채화붓, 유화붓, 아크릴붓, 마우스와 디지타이저. 서예붓, 수묵화붓… 때로는 재봉틀 바늘로 옷을, 일러스트도 그리고 바이올린 활도 그으며 기타를 치는 내 손톱 끝으로 세상을 담아내고 표현하였다. 돌고 돌아 다시 내 자리에서 마흔을 훌쩍 넘어 중반을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사진 찍는 것이 싫고 흰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싫어 거울보기도 두렵다. 다만 두렵지 않은 것이 있다면 붓 끝을 세우는 일뿐. 그 붓 끝의 흔적이 두려워 질지라도 붓끝을 세우는 일만큼은 두렵지 않다. 나를 찾았기 때문이다.
기와지붕의 곡선에서 오는 짜릿함! 암키와와 수키와가 만들어내는 음양의 오케스트라가 울려 퍼지면 진한 먹 향에 취해 하얀 종이 위를 종횡하며 지휘하는 붓놀림을 보게 된다. 용마루에서 내림마루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귀마루에 안착한 잡상들의 표정 또한 즐겁다. 가끔은 암막새와 수막새 그림자 속에 숨어있는 서까래 끝의 꽃무늬 단청이 왜 자기는 표현해주지 않느냐고 앙탈을 부리는 것 같다.

이현열 평론글                                                                     

내가 스며든 풍경, 나에게 스며든 풍경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중 부분 발췌

작가는 진작부터 풍경, 산수, 자연을 그 자체 자족적인 존재성을 갖는 대상으로서보다는 자신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성의 계기와 그 범주 안에서 인식해왔으며, 이런 인식이 작가의 그림이 갖는 특정성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그동안 독자적인 풍경화로 부를 만한 경향이 본격적으로 시도되지 못했던 점, 그리고 그 이유로서 풍경화가 작가 자신과의 유기적인 관련 속에서 다루어져 왔던 점을 이해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런 관계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 얼핏 독자적인 풍경화로 보이는 근작에서도 여전히 실질적인 창작동인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자족적인 풍경화(혹은 객관적인 풍경화)의 이면에 사실은 그 풍경에 끊임없이 간섭하고 삼투된 작가의 흔적(이를테면 기억으로 되살려낸 개인사나 대상풍경의 맥락으로부터 벗어난 상상력의 개입과 유희 같은)이 내장돼 있는 것이다.
정리를 하자면 풍경과 주체와의 상호관계성이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이로 인한 대상풍경의 일정한 변형이야말로 작가의 그림을 지지하는 실질적인 동인 내지는 창작원리라고까지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그 변형이 대상풍경의 본성을 해체하면서까지 진행되지는 않는데, 이처럼 가급적 대상풍경의 원형 그대로를 간직하면서 그 틈새로 주체의 흔적을 밀어 넣는 것에서 작가의 그림은 개성적 표현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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