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의 눈은 순수함으로 어른들을 정화시킨다. 미소짓고 있는 듯,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듯 아이들의 눈동자에서 어른들의 삶이 비춰진다. 눈동자 속에서 절망과 희망을 담고 있는 박대조작가를 만나보았다.
작품에 아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을 모델로 삼는 이유가 있습니까?
“딱히 아이들을 모델로 삼아야겠다고 정하고 작품에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표현하는 대상은 어린아이들이 될 수도 있고 노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제가 재현하고싶은 대상이 어린 아이였고 아이들이 보는 어른들의 세상을 동심의 눈에 투영시켜 말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후에 제 어떤 감성이나 말하고 싶은 주제가 변화되면 작품 속 모델이 어른이 될 수도, 스타가 될 수도, 혹은 제3국가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모델로 삼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그동안 제가 나타내고 싶은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네팔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에서 슬퍼 보이기도 하지만 순수하기도 한 모습, 혼돈된 모습,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연을 닮은 어린아이들의 염원이 궁금했어요. 작품 속 어린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여러 가지 염원이 보여요. 하지만 염원을 모두 드러내진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을 읽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아이들의 눈으로 사회적 문제들을 담아내는 것은 우리가 외면하려는 문제들을 더욱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눈동자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의 눈은 흔히들 ‘마음의 창’이라고 하죠. 그 중에서도 아이들의 눈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정화시켜줍니다. 저는 이러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어른들의 삶의 리얼리티를 작품을 통해 재현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정신과 영혼은 눈 속에 있다는 말이 있어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삶, 아이들이 품고 있는 소망, 염원 등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린아이가 아닌 연예인 이효리를 모델로 한 작품이 있던데 이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효리는 유명하기도 유명하고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지만 제가 보는 이효리는 오드리 햅번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품의 이효리의 눈 속에는 오드리 햅번이 아프리카에서 어린 아기들을 보살피고 봉사하는 장면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내면과 외면이 합일된,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스타가 진정한 스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창기에는 한국화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작업방식이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먹’이라는 게 사람을 빠져들게 합니다. 먹에 빠져들어서 수묵과 채색으로 산수와 풍경을 그리다가 우연히 석판에다 산수와 풍경을 그려 넣는 작업을 하면서 대리석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품의 질을 떠나 작품 자체가 오래도록 남는다면 그것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는 동굴벽화가 있지 않습니까. 대리석을 이용해 만들면 이처럼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진과 조각, 회화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작업을 하며 소재도 산수화에서 인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제 작업만이 전부라고,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술 자체를 좋아하면서 많은 예술가를 존경하고 그들의 작품에서 기운을 얻습니다. 그래서 제 작업실에는 제 작품 뿐만 아닌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두고 많은 것을 얻고 있습니다. 특별한 계획은 없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붓을 들고 있던 그렇지 않던 24시간의 삶 자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기에 계속해서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아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제 계획입니다.”
박대조작가가 기존의 작업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새로움을 만들어나가는 삶을 사는 것은 ‘작가의 삶 자체가 작품활동’이라는 그의 말이 삶속에 베어 있기 때문인 듯 싶다. 박대조작가가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 자체로 누구보다 멋진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앞으로 계속 될 작가의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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